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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동물의료센터 인턴일기] 권우진 인턴 수의사의 동물병원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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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학교생활 끝에 꿈꿔오던 수의사면허증을 받은 기쁨이 채 가시지 않았을 무렵, VIP동물의료센터 성북점에서 저는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지점의 모든 수의사가 모여 회진을 시작하였고 수련의마다 앞으로 일할 과가 배속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일하게 된 곳은 병원에서 중요한 부설기관 중환자케어센터인 ICU(Intensive Care Unit, 집중치료시설)로 시시각각으로 상태가 변하는 위중한 환자들이 입원한 곳으로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엄중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매시간마다 환자의 바이탈을 체크하고, 주사처치를 하고, 밥까지 챙겨줘야하는 많은 업무량에 초보수의사인 저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일을 하고 한주가 지나고 2주차가 될 무렵에야 업무가 익숙해지고 그제서야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들의 중요성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초적이었던 혈압측정, 체중측정은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사소하다 생각했던 소변과 대변 등 환자와 관련된 모든 것이 치료의 효과를 판정하고 예후를 판정하는데 있어 심도있게 모니터링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을 하는 와중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을 느끼도 했는데요. 며칠 전까지만해도 사경을 헤매던 아이들이 어느 덧 활력을 되찾고 퇴원을 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니 지금까지의 고된 일과도 씻은 듯 잊혀 지고 해당 주치의선생님이 새삼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이전에 만성신부전으로 투석을 받은 이력이 있을 정도로 몸상태가 안좋은데다가 비재생성 빈혈까지 보여서 수혈까지 받게 된 아이였습니다. 스스로 몸을 못 가누고 많은 약물처치로 인해 힘들어했지만 환자의 보호자이자, 가족이 면회를 오면 언제그랬냐는 듯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곤 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후론 밥도 먹여주면 잘 먹고 힘든 주사처치도 잘 견뎌내주었습니다. 마치 빨리 나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아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다행히 체중도 오르고 혈액검사상 빈혈수치, 신장수치가 회복되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이야말로 아마 수의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보람찬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2주의 ICU로테이션과정이 끝나고 내과에 배속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처치법을 배우고 앞으로 제 주도적으로 환자의 진료를 보기 위해 필요한 역량들을 갖추는 시기입니다. 제가 직접 담당 의료진이 되어 처치를 하기도 하고, 기본적인 신체검사부터 차트작성까지 아직 배워야할게 너무나 많습니다. 문진을 따라 들어간 수의사 선생님들을 보며 ‘나는 언제저렇게 될수 있을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다짐하곤 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번잡한 출근길에 궁금했던 차트를 보고 메신저로 혹시 내가 놓친 업무가 있지않을까 체크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병원에 도착해서 서둘러 가운을 갈아입고 회진에 참석합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용어조차 생소해서 따라가기 급급했던 회진도 조금씩 용어가 들리기 시작하고 할 줄 아는 업무도 점점 늘어가니 실습생​ 때와는 다르게 ‘정말 내가 수의사가 됬구나’ 실감이 납니다. 


다음 인턴일기를 쓸 때 쯤이면 조금 더 성장한 수의사가 되어있겠죠? 앞으로의 저의 성장기를 많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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