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선천적 간 낭종 증례
VIP동물의료센터 장진원, 이현아, 김지현
서론
고양이에서 간 낭종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1). 선천적인 간 낭종의 종류에는 분류에 따라 담도낭종, 가성낭종, 총담관낭종 또는 담낭관잔존 들이 존재하며, 후천적인 경우 농양, 담관낭성종, 담즙낭종암, 담관암종과 같은 종양들, 그리고 기생충감염으로 인한 낭종 들이 보고되고 있다 (2).
선천적인 간 낭종의 대부분은 담도계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생 과정 시 담도의 낭종성 변화로 인한 이형성이 그 원인으로 보고되어 있다 (1,3). 또한 선천적인 간 낭종 존재 시 신장, 췌장과 같은 장기에 다발성의 낭종들이 동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고양이의 다낭성 신장 질환 시 간 낭종도 함께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보고되어 있다 (4).
선천적인 간 낭종은 대부분 임상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며, 복부 팽만에 의한 인지 또는 방사선이나 복부 초음파와 같은 영상 검사 시 복부의 비대로 인해 우연히 발견될 수 있다 (1,4). 경우에 따라 구토, 복통과 같은 임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낭종의 심한 비대로 인해 간 실질이 압박되어 간 손상, 황달 등의 증상이 유발될 때에는 수술적 제거가 추천 된다 (1,4,5). 따라서 간 낭종의 진단을 위해 초음파, CT와 같은 영상 검사가 추천되며, 명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 감염 및 종양 등의 원인 배제와 조직 검사를 통한 종합적 진단이 추천되는 바이다 (5). 본 증례 보고에서는 고양이의 선천적 간 낭종의 진단과 수술 및 예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증례
[증례1] 11개월령의 4.2kg, 중성화한 수컷 스코티쉬폴드 고양이가 의뢰 병원에 사상충 예방 차 내원하였다가 신체 검사 도중 복부 팽만이 인지되어 본원으로 진료가 의뢰되었다. 본원 내원 당시 환자의 전반적인 활력, 상태 양호하였으며 혈액 검사 상 특이 사항은 관찰되지 않았다. 복강의 전반적인 평가를 위하여 복부초음파 검사가 실시되었으며, 검사 시 간과 위 사이에서 얇은 벽으로 둘러싸인 무에코 성상의 액체를 포함하는 거대한 낭종으로 추정 되는 구조물이 관찰되었다 (그림 1).
낭종의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 복부 CT검사가 실시되었으며, 검사 결과 간 좌측 내측엽 유래의 크기 약 10cm x 10cm x 3cm의 낭성 구조물이 관찰되었다. 구조물의 변연은 명확하며 피막화 되어 있고, 내부는 조영 증강되지 않는 15HU의 액체 감쇄도로 확인되어 영상상 간 유래의 낭종이 고려되었다. 낭종으로 인해 대부분의 복강 장기는 우측으로 변위된 것이 관찰되었다. 간 낭종 외 간 실질의 추가적인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신장, 췌장에 추가적인 낭종의 발생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 외 복강 내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림 2).
거대한 간 낭종의 종괴 효과로 인한 복강 장기의 압박 및 간부전과 같은 이차적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간 낭종에 대한 수술적 제거가 시행되었다. 개복 시 간 낭종은 간 좌측 내측엽 및 네모엽과 인접한 것이 확인되었으며, 다른 장기와의 유착은 관찰되지 않았다. 18G needle을 이용한 낭종 천자 시, 옅은 노란빛을 띄는 장액성의 액체가 육안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3). 액체를 흡인 후 낭종을 간에서 적출하였으며, 조직 검사 의뢰를 위해 간과 낭종벽이 인접한 부위에서 생검을 실시하였다. 환자는 수술 후 식욕 및 술부 상태 양호하였고 혈액 검사 결과 특이 사항 관찰되지 않아 3일후 퇴원하였다. 조직 검사 결과 간의 낭종은 담도계 낭종으로 판명되었으며 감염 또는 종양에 대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연령 및 품종 고려 시 선천적인 간 낭종이 고려되었다. 이후 정기적인 초음파를 이용한 재진 시 간 낭종의 재발이 관찰되지 않았다.
[증례2] 1년 8개월령의 3.8kg, 중성화한 암컷 단모종 고양이가 복부 팽만 증상으로 의뢰 병원에 내원하였다. 의뢰 병원에서 방사선 및 초음파 검사 결과 복부에 낭성 구조물이 관찰되어 본원으로 진료 의뢰되었다. 본원 내원 당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양호하였으며, 초음파 검사 시 간 및 비장과 인접한 거대한 낭종 형태의 구조물이 관찰되었다 (그림 4).
낭종의 정확한 해부학적 평가를 위해 CT 검사가 실시되었으며, 검사 결과 간 우측 외측엽 유래로 추정되는 크기 약 16cm x 15cm x 7cm 크기의 낭성 구조물이 관찰되었다. 구조물은 경계 명확하였고 내부에 조영 증강 되지 않는 액체 감쇄도가 관찰되어 간 유래의 낭종이 고려되었으며, 낭종으로 인해 위를 비롯한 소화기는 복강의 좌측 후방으로 변위된 것이 확인되었다 (그림 5).
간 낭종의 수술적 제거가 결정되었고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AST는 131 (정상참조치0-48) 로 상승이 확인되었으나 그 외 다른 수치의 특이 사항은 관찰되지 않았다. 개복 시 간 우측엽에서 기시한 낭종이 확인되었으며 낭종 내 액체 천자 후 낭종을 간에서 적출하였다 (그림 6).
수술 후 일시적인 ALT, AST, Total bilirubin의 수치 증가 관찰되었으나 환자의 활력 및 식욕은 양호하였다. 간 낭종의 조직 검사 결과 담관 유래의 낭종으로 판명되었으며 퇴원 1주일 뒤 재검 시 소폭 상승한AST를 제외한 모든 혈액 수치의 정상화가 확인되었다. 한달 뒤 초음파를 이용한 재검 시 간 낭종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증례3] 1년 11개월령의 3.8kg, 중성화한 암컷 단모종 고양이가 복부 팽만 증상으로 본원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활력 양호하였으며 혈액 검사에서 특이 소견 관찰되지 않았다. 복강의 평가를 위한 초음파 검사에서 간 또는 담낭 유래로 추정되는 거대한 낭종성 구조물이 관찰되었으며, 낭종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 CT 검사가 실시되었다.
CT 검사에서 각각 간의 좌측, 우측엽 유래로 판단되는 크기 약 10cm x 14cm, 5.1cm x 8.8cm의 낭성 구조물 2개가 관찰되었으며, 낭성 구조물의 경계는 명확하였고 조영 증강 되지 않는 액체 감쇄도를 보여 간 유래 낭종으로 판단되었다. 소장, 결장 등의 복강 장기는 간 낭종에 의해 복강 좌측으로 변위된 것이 관찰되었다 (그림 7). 개복 시 간 낭종은 각각 간의 좌측 외측엽, 우측 외측 엽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었으며 (그림 8), 조직 검사 시 담관 유래의 낭종으로 진단되었다. 수술 후 ALT, AST수치의 경도 상승 관찰되었으나 식욕 및 활력은 양호하였으며, 열흘 뒤 혈액 검사 재검 시 증가하였던 ALT, AST수치의 정상화 관찰되었다. 이후 초음파 검사 시 간 낭종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고찰
간 낭종은 고양이에서 가끔 관찰되며, 같은 고양이과 야생 동물인 사자 및 서발 에서도 발생이 보고되어 있다 (6,7). 고양이에서 대부분 선천적인 간 낭종은 배아 발달 과정에서 담도의 형성 이상에 의해 담도가 확장되면서 발생하며, 보통 임상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 증상만으로 낭종의 발생을 알기는 어려워 본 증례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복부 팽만에 의한 외관상의 변화로 인한 보호자의 인지 및 신체 검사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1,5,8,9). 신체 검사 후 방사선 검사를 통하여 간 비대를 추측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 시 간과 인접한 단독 또는 여러 개의 다양한 크기의 얇은 벽 형태의 무에코성 낭종을 관찰할 수 있다 (5,10). 초음파 상 간 낭종은 일반적으로 무에코로 관찰되며, 낭종 내 일부 출혈 또는 감염에 의한 삼출물 발생 시 낭종 내 에코가 증가하여 관찰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10). 본 증례들의 간 낭종은 초음파와 CT 검사에서 얇은 피막으로 둘러싸인, 경계 명확하며 무에코성의, 조영 증강되지 않는 액체 감쇄도로 관찰되었으며, 따라서 본 증례들에서 낭종 내 출혈 또는 감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낭종의 영상학적 형태의 확인은 병변의 구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간 낭종 중 담도낭종은 초음파 상 보통 단독으로 관찰되며, 주로 담즙으로 구성 된 낭종 내 액체가 관찰된다 (10). 반면 담도낭선종 또는 담도낭선암종은 초음파 상 낭종이 여러 개의 분방된 형태로 존재하며, 담즙보다는 투명한 장액성의 액체로 구성된 낭종 내 액체가 관찰된다 (12). 만약 노령묘에서 낭종이 발견 될 때에는 담도낭선종과 같은 종양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초음파 상 낭종벽의 비후가 관찰된다면, 담도낭선암종 같은 종양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 (10). CT검사 또한 간 낭종의 영상학적인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CT 검사 상에서 간 낭종은 보통 얇은 벽으로 이루어진 단독 또는 다발성의 조영 증강되지 않는 액체 감쇄도의 병변으로 관찰되며, 크기가 클 경우 복강 내 다른 장기에 유발된 종괴 효과가 관찰될 수 있다 (11). 그리고 초음파상 명확하게 영상화하기 어려운 췌장과 같은 장기들의 낭종 동반 여부 확인에도 도움이 되며, 또한 CT검사를 통해 간 낭종의 개수 확인 및 낭종이 발생한 기원 엽을 특정할 수 있어 수술적 접근 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간 낭종의 형태는 발생 원인에 따라 영상학적인 형태가 다양할 수 있으며, 유사한 낭종성 병변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인 혈종, 농양, 기생충낭, 담도낭종 또는 담관암종, 혈관육종과 같은 종양, 그리고 간과 신장의 다낭성 질환 같은 다양한 질환들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10). 그리고 고양이에서 담도계가 아닌 혈관상피유래의 간 낭종이 진단된 사례도 보고되어 있으며, 따라서 간 낭종의 진단은 반드시 영상학적인 검사와 조직학적인 검사를 동반하여 감염, 염증 및 종양과 같은 질환들의 배제 후 환자의 품종, 연령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5)
본 증례들의 고양이에서는 간 외 신장 및 췌장 등 다른 장기에서 낭포성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특히 페르시안 종 그리고 페르시안 교잡종의 다낭성 신장 질환에서는 유전적, 선천적으로 다양한 크기의 다수의 낭포들이 신장 피질과 수질 그리고 때때로 간과 췌장에 동반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 따라서 고양이에서 초음파 검사 시 간에서 낭종성 병변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추가적으로 신장과 췌장의 낭종 동반 여부에 대한 확인이 추천된다.
간 낭종이 있는 고양이의 대부분은 임상적으로 특이 사항이 관찰되지 않으며, 임상 증상이 유발되지 않는 한 치료는 추천되지 않는 편이다 (9). 그러나 낭종의 크기 감소를 위해 경피적인 배액, 경화요법 등의 시술이 추천될 수 있으며, 낭종이 너무 커 간 실질을 압박하여 간 실질 손상, 황달 등의 증상이 유발될 때에는 수술적 제거가 추천된다 (4,5). 본 증례 중 한 고양이에서는 뚜렷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수술 전 일부 간 관련 혈액 수치의 상승이 관찰된 것이 확인되었다. 종합적인 정황 고려 시 거대한 간 낭종의 압박에 의한 간 실질의 손상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외과적으로 낭종의 완벽한 제거가 어렵거나 낭종이 다발성인 경우 해당 간엽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인의에서는 간 낭종의 제거를 위해 개방천공술이 흔히 사용되고 있으나, 이 수술법은 낭종 재발의 위험성이 높고 복강 내 장기들 간 유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9). 따라서 최근에는 단독 간 낭종이 발생한 경우 복강경을 이용한 시술이 대안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복강경 시술은 최소한의 침습, 시술 뒤 빠른 회복과 인근 장기와의 유착 가능성 최소화로 인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수의학에서도 페르시안종 고양이의 간 낭종 복강경 시술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9). 선천적 간 낭종은 제거 수술 후 대부분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본 증례들에서도 고양이들의 술후 재검 시 간 낭종의 재발이 관찰되지 않았고 일시적으로 상승한 간 수치의 정상화 또한 관찰되었다.
결론
고양이의 선천적 간 낭종은 대부분 임상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신체 검사 및 영상 검사를 통하여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영상학적으로 유사한 담도낭선종, 혈관 낭종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며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이 추천된다. 간 낭종으로 인해 임상증상이 유발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심한 종대 시 간부전 등의 임상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적 제거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외과적인 접근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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