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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활동



전두동 천공술을 통한

성공적인 고양이 만성 부비동염

진단 및 치료



VIP동물의료센터

권효준 수의사

김선영 부장

황현주 팀장

박자실 원장

손지희 원장

장효미 수석과장




서론

만성 비부비동염(chronic rhinosinusitis)은 고양이에서 만성 비분비물(nasal discharge)을 유발하는 원인들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35%), 다음으로 비강 종양이 두번째를 차지한다. (1.2) 이 질병은 주로 허피스 바이러스나 칼리시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비강 점막이 손상된 뒤 이차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며 발병하는데, 가장 흔한 임상증상으로는 만성적인 점액성 또는 점액화농성 비분비물 발생이며, 안면비대칭, 결막염, 안과질환 등도 관찰될 수 있다. (3-6) 


고양이 만성 비부비동염은 상부 호흡계 질병을 야기하는 다른 질병들을 배제하는 것으로 진단이 이루어지며, 비강구조물에 대한 양질의 영상을 얻기 위해 방사선 검사 보다는 CT (computed tomography)를 활용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7-9) 


만성 비부비동염은 고양이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어려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2) 고양이 만성 부비동염에 대한 표준 치료법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대부분 완치의 개념이 아닌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점액 비분비물의 점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흡입 분무 치료나 국소적 생리식염수 세척 등을 통한 분비물 배출, 세균배양 및 항생제 내성 결과를 바탕으로 한 항생제 치료, 항히스타민 또는 스테로이드를 통한 염증 완화 치료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내과적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비갑개 절제술, 전두동 제거술 등과 같은 외과적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10)  


본 증례보고는 내과적 관리가 어려운 만성 비부비동염 고양이에서 외과적 개입을 통한 진단 및 치료, 예후를 소개한 것이다.




증례

2년령, 중성화 암컷 도메스틱 숏헤어 고양이가 호흡기 증상을 주증으로 병원에 내원하였다. 본 환자는 과거 허피스 바이러스를 진단받은 이력이 있었으며, 재채기 및 양측 비강에서 점액화농성 분비물의 지속적인 배출이 확인되었다. (그림 1-A)


이어진 CT 촬영 결과, 비갑개의 골소실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양측 비인두와 비강, 비갑개, 접협동, 전두동 내강에서 조영증강이 되지 않는 물질의 충만이 확인되었다. (그림 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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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 양측 비강에서 점액화농성 분비물

배출이 확인된다. 

(B) 양측 비인두와 비강, 비갑개, 접협동,

전두동 내강에서 조영증강이

되지 않는 물질의 충만이 확인된다.



비강 플러싱을 통해 배출된 삼출물로 PCR을 의뢰하였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양이의 상부호흡기 감염증에 대해 주로 사용되는 marbofloxacin (2 mg/kg PO q24h), doxycycline (5 mg/kg PO q12h), Azithromycin (5 mg/kg PO q24h → 5일 후부터 q72h로 tapering), 항염증 용량의 스테로이드(prednisolone 0.5 mg/kg PO q12h), 거담제인 bromhexine (1 mg/kg PO q12h) 및 omeprazole (1 mg/kg PO q12h)을 처방하였다. PCR검사 결과 Streptococcus와 Pseudomonas균이 검출되어 기존 항생제를 연장하였다. 


두 달간의 내과적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유의적인 개선이 없어 추가 CT촬영과 비강 플러싱을 진행하였다. CT 결과 우측 비갑개의 뚜렷한 위축성 변화가 확인되었으며, 양측 접형동을 이루는 palatine bone의 국소적 골융해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그림 2) 해당 소견들을 보았을 때 fungal rhinosinusitis 가능성이 의심되어 항진균제인 Terbinafine (30 mg/kg PO q12h)을 추가 처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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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개월 후 CT 재촬영 시

양측 접형동을 이루는

palatine bone의

국소적 골융해 가능성이 확인된다. 



하지만 항진균제 추가 처방에도 임상증상의 개선이 없어 추가 CT촬영과 함께 외과적 개입을 계획하였다. 영상검사 결과 비부비동염과 비갑개 및 palatine bone의 이차적 변화, 비강내 삼출물의 양이 이전 검사와 비교 시 유의적으로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양이는 해부학적으로 부비동이 전두동과 접협동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두 구조는 서로 교통하므로 삼출물 제거 및 세척을 위해 전두동 천공술을 통한 접근을 계획하였다. 전두동 천공 후 삼출물을 흡인하고 세척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2.0 pin을 이용하여 드릴링 후 큐렛을 이용하여 구멍을 넓히고 이를 통해 삼출물을 배출하였다. 본 환자의 부비동 내 삼출물의 점도가 높아 피딩 튜브 등과 같은 관을 이용한 흡인과 세척이 어려워 포셉과 면봉을 이용하여 농성 물질을 여러번 감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거하였다. (그림 3-A) 부비동 세척 후 탐캣 카테터를 이용하여 비강쪽으로 진입한 뒤,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여러 번 세척하고, 8Fr red rubber 세척관을 장착하여 피부에 고정시켰다. (그림 3-B)  


채취한 부비동의 삼출물을 이용해 PCR 검사를 의뢰하였으며, 그 결과 진균성 비부비동염에서 가장 흔한 원인체인 Aspergillus Fumigatus와 추가적으로 Mycoplasma felis가 검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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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A) 전두동 천공 후 포셉과 면봉을

이용하여 농성 물질을 제거.

(B) 술 후 4일 째 되는 날,

8Fr red rubber 세척관을

장착하여 피부에 고정한 모습.



수술 3일 후, CT 촬영 및 전두동 세척을 실시한 결과, 전두동 내 소량의 삼출물 증가가 확인되었고 접협동과 양측 비강에서도 삼출물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는 수술 자극으로 인한 것으로 고려되었으며, 좌측 전두동에 유의적이지 않은 극소량의 삼출물 이외에 양측 전두동 내 삼출물은 대부분 제거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전두동과 비강을 생리식염수 플러싱과 함께 100배로 희석한 포피돈 수용액을 이용하여 4회 더 세척을 실시하였다. 최종 세척 시 배출된 삼출물로 PCR 검사를 재의뢰한 결과 MycoplasmaAspergillus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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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환자는 마지막 플러싱 한달 후 내과적 관리를 종료하였다. 현재 간헐적으로 장액성 비삼출물이 확인되고 있으며,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흡입 분무 처치만 유지하고 있다. 6개월 후 CT 재촬영 및 플러싱을 계획하고 있다. 



고찰
비강 플러싱은 진단 목적 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도 행해질 수 있다. 비강과 전두동 플러싱을 진행할 때는 혈액이나 세정액, 삼출물이 폐로 흡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프가 있는 기관 내 튜브의 장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마취 하에서 진행할 것이 추천된다. 본 증례에서도 CT 촬영과 플러싱을 위해 환지를 반복적으로 마취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튜브를 장착하는 동안 구강과 비인두 상태를 시각적으로 평가하고 이 부분을 거즈로 채워 세척액과 삼출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한다. 플러싱 시 혈액이나 삼출물, 세정액이 기도나 소화기로 유입되지 않고 최대한 바닥에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 처치대의 끝에서 환자의 코가 바닥을 향하도록 머리를 위치해야 하며, 이때 삼출물에 포함된 감염체가 처치실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 

안와와 비강내 Aspergillus감염이 있는 고양이에서 희석한 povidone-iodine 용액을 이용하여 관리한 이전 보고를 참고하여(11) 본 증례에서도 10% povidone-iodine 용액을 생리식염수에 100배 희석하여 비강과 부비동 세척에 이용하였다. 본 환자에서 3일마다 총 4회에 걸쳐 반복 적용하였음에도 특별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 후 PCR 결과에서도 항생제와 진균제 적용에도 잔존해 있던 세균과 진균의 DNA가 세정 후 검출되지 않아, 만성 부비동염 고양이에서 유용한 상부호흡기도 세정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약제를 세정액에 적용해볼 수 있는데, clotrimazole 500 mg과 polyethylene glycol 50 mL을 섞어 부비동에 45분동안 점적하는 것이 개의 부비동에서 발생한 Aspergillus 감염 치료에 유의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12) 하지만 polypropylene glycol을 적용한 고양이에서 점막의 부종과 궤양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되어 사용을 추천하지 않으며(13), clotrimazole cream의 경우 마취시간을 단축시켜주어 개에서는 추천되나 일시적으로 비강 통로를 막아 입으로 숨쉬는데 제한이 있는 고양이에서는 추천되지 않는다. (14) 

본 증례와 비슷하게 수술적 교정으로 성공적인 진단과 치료가 가능했던 케이스가 보고되어 있다. (15) 해당 케이스에 따르면 3주간 비출혈과 재채기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에서 CT 상 비인두 부위에 연부조직 음영을 띄는 종괴가 발견되었다. 비강경을 통한 생검으로도 진단이 충분하지 않아 전두동 천공술을 통해 병변부위와 삼출물을 확인 후, trephine biopsy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곰팡이 군집이 확인되어 곰팡이 감염으로 인한 만성비염으로 진단되었다. 이 환자에 대해 곰팡이 감염에 준한 치료를 시도하여 임상증상이 개선되었으며, 치료 종료 후에도 8개월간 무증상이 지속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 증례에서는 전두동 천공술 후 trephine biospy가 아닌 삼출물로 PCR검사를 의뢰했다는 차이점이 있으나 두 케이스를 종합해 보았을 때, 고양이의 만성 부비동염에서 내과적 처치로 증상에 개선이 없거나 진단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외과적 개입이 요구될 수 있다. 




reference
1. Michiels L, Day MJ, Snaps F, et al. A retrospective study of non-specific rhinitis in 22 cats and the value of nasal cytology and histopathology. J Feline Med Surg 2003;5(5):279–85. 
 2. Henderson SM, Bradley K, Day MJ, et al. Investigation of nasal disease in the cat– a retrospective study of 77 cases. J Feline Med Surg 2004;6(4):245–57. 
3. Ford RB. Pathogenesis and sequelae of feline viral respiratory infection. Supplement to the Compendium on Continuing Education for the Practicing Veterinarian 1997;19(3):21–7. 
4. Hawkins EC. Chronic viral upper respiratory disease in cats: differential diagnosis and management. The Compendium on Continuing Education for the Practicing Veterinarian 1988;10(9):1003–12. 
5. Johnson LR, Foley JE, De Cock HE, et al. Assessment of infectious organisms associated with chronic rhinosinusitis in cats. J Am Vet Med Assoc 2005; 227(4):579–85.
6. Reed N. Chronicrhinitisinthecat. Vet Clin North Am Small Anim Pract .2014;44(1):33-50
7. Thrall DE, Robertson ID, McLeod DA, et al.A comparison of radiographic and computed tomographic findings in 31 dogs with malignant nasal cavity tumors. Vet Radiol Ulltrasound 1989;30(2):59–65. 
8. Park RD, Beck ER, LeCouteur RA. Comparison of computed tomography and radiography for detecting changes induced by malignant nasal neoplasia in dogs. J Am Vet Med Assoc 1992;201(11):1720–4. 
9. Codner EC, Lurus AG, Miller JB, et al. Comparison of computed tomography with radiography as a non-invasive diagnostic technique for chronic nasal disease in dogs. J Am Vet Med Assoc 1993;202(7):1106–10.
10. Richard W. Nelson, C.Guillermo Couto, Nelson Small animal internal medicine 6th edition.
11. Seon MinJung ,JinHyeKwak, MooKeonKim, KyungTae, SeokHyunCho, JinHyeokJeong. The Long-Term Effects of Budesonide Nasal Irrigation in Chronic Rhinosinusitis with Asthma J Clin Med. 2022 May; 11(10): 2690
12. Davidson A, Domtebedde J, Pappagianis D, Hector RF. San Diego. Treatment of nasal aspergillosis with topical clotrimazole. 10th Am Coll Vet Int Med Forum, 1992:807
13. Barr SC, Rishniw M, Lynch M. Questions contents of clotrimazole solution. J Am Vet Med Assoc 2010;236(2):163–4
14. Vanessa R. Barrs, Jessica.J. Talbot, Fungal Rhinosinusitis and Disseminated Invasive Aspergillosis in Cats. Vet Clin North Am Small Anim Pract. 2020 Mar;50(2):331-357.
15. Beth L Whitney, John Broussard, Joseph D Stefanacci.  CASE REPORT : Four cats with fungal rhinitis.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05) 7, doi:10.1016/j.jfms.2004.0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