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무서운 아이에게는 사탕 주는데…동물은 어떻게 할까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1-04-28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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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무서운 아이에게는 사탕 주는데…동물은 어떻게 할까
반려동물 심리상태 파악·교육하는 '피어프리'
동물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문 밖에서부터 불안에 떨며 들어오는 반려동물과 그들을 걱정하며 어찌할 줄 몰라 하는 보호자를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반려동물은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크고 작은 불안감을 표출합니다. 반려동물의 불안함은 때론 공격적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드물게는 의료진과 보호자 모두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적으로 병원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어린 아이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소아과에 방문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와 함께 선호하는 TV프로그램이 틀어져 있고 진료를 마친 아이들을 위한 비타민 혹은 사탕을 줍니다. 대기시간 동안 보호자들은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게 긍정적인 얘기들을 계속 해주며, 병원을 나와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보상으로 해주려고 하죠. 이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소아과에 한 번 다녀오는 과정 속에도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수반됩니다. 반면 우리는 동물들의 불안감을 얼마나 이해하고 대처하고 있을까요?
◇ 반려동물의 심리상태를 단계별 파악, 교육하는 Fear Free
'피어프리'(Fear Free)를 들어보셨나요? 이 교육은 2016년 Marty Becker라는 미국 수의사가 설립했고 반려동물 심리학, 행동학, 마취통증학 등 다양한 분야의 수의사들과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Fear Free 프로그램은 수의사, 반려동물 전문가,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의 신체적, 정서적 행복을 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과정입니다. 강아지,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교육함으로써 공포, 걱정,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Fear Free에서는 특히 FAS(Fear: 공포, Anxiety: 불안, Stress: 스트레스)라는 개념을 구체화해 반려동물들의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단계적으로 파악, 체계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교육합니다. 이를 통해 내원하는 반려동물의 부정적인 경험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보호자에게 올바른 교육을 진행하며, 필요시 적절한 약물을 처방해 수의사와 병원 임직원 모두의 안전한 의료환경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 반려동물의 FAS를 줄여주기 위한 준비과정
반려동물의 FAS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의사소통입니다. 특히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보내는 미묘한 시그널을 잘 포착해 수의사와 병원 임직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동물병원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리셉션 직원들, 반려동물을 보살필 테크니션, 진료를 할 수의사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여 반려견, 반려묘의 불편한 감정들을 포착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또한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을 이해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요인은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 상태를 방해하는 모든 경험, 환경, 무생물 또는 살아있는 물체를 지칭하며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습도, 냄새, 빛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입니다. 둘째는 고통, 배고픔, 갈증과 같은 생리학적 요인이고 마지막으로 낯선 환경, 낯선 사람과 같은 심리학적 요인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동물들의 불편한 시그널들은 간접적으로 표현되며 보호자는 물론, 동물병원 임직원들조차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충분히 불안한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많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려동물을 보살피는 모두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Fear Free는 북미를 중심으로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내 반려동물관련 종사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인증과정일 수 있습니다. 실제 이 과정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이수하여 자격을 인정받은 한국의 수의사 중 대부분이 VIP동물의료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병원 환경도 반려동물들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글 김종인 수의사(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원장)
김종인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원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