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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치아상태, ‘잘’ 보이는데 ‘못’ 보는 경우 많아


TV에서 방영되는 동물다큐프로그램의 단골소재로 절대 빠져서는 안될 흥미보증수표는 넓은 초원에서 먹잇감을 쫓아 사냥하는 큰고양이과 동물의 사냥장면일 것이다. 그때마다 필자는 습관적으로 포식자들의 벌린 입과 드러난 이빨의 건강상태를 먼저 보게 된다. 야생동물의 치아상태는 야생 그대로다. 저런 이빨에 물리면 출혈도 출혈이지만 무엇보다 세균감염으로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빨을 비롯한 구강건강상태는 말이 아니다.


사실 15년간 반려동물 수의사를 해오면서 느낀 점은 겉으로는 티가 잘 나지 않지만 반려동물의 구강상태도 야생동물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3살 이상의 개와 고양이 중 85%가 전문적인 치과치료를 요할 정도로 구강질환이 심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한때 적잖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동물보호자들의 의식선진화와 수의학발달로 인해 반려동물의 수명이 점점 늘고 있는 우리나라도 미국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낫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필자가 동물병원에서 환자들을 처음 맞을 때 습관적으로 제일 먼저하는 일이 머리와 몸을 쓰다듬고 동시에 눈꺼풀과 입술을 자연스레 들춰보는 것이다. 이때 필자도 모르게 미간을 찌뿌리는 일이 종종 있다. 개와 고양이는 평소 이빨상태가 겉으로 쉽게 보이는데도 관리가 전혀 안돼 상태가 나쁜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정작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이빨사진을 보고 자신의 반려동물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경우가 다반사다.


동물의 치과치료에는 하나의 큰 벽이 존재한다. 바로 전신마취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의치과 진료에 있어 수의사들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이 전신마취를 해야만 제대로 동물의 치과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스케일링하는데 전신마취까지 해야 하느냐며 마취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보여 안타깝게도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적인 마취 전 검사와 적합한 마취법을 선택한다면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비행기가 갑자기 추락하는 확률과 거의 비슷하다. 노령동물도 보다 세심하게 관찰하고 유의사항만 지킨다면 마취를 두려워해 치과치료를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질병을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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