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동물의료센터 학술활동] 간 생검을 통한 미세혈관 이형성증(MVD)의 진단과 치료 증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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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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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생검을 통한 미세혈관 이형성증(MVD)의 진단과 치료 증례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박지영 수의사 / 장진원 영상과장 / 김종인 원장 / 손지희 원장
서론
미세혈관 이형성증(Microvascular dysplasia, MVD)는 간 혈관계의 현미경적 기형이 생긴 질환이다.(1) 선천적으로 문맥 혈관이 저형성 되어, 그로 인해 미세혈관 수준에서 문맥과 전신 순환 사이의 비정상적 션트가 발생하게 된다.(1, 2)
간 혈관계 이상은 다음과 같이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1) 1) 선천성 PSS, 2) 비정상 간혈류나 문맥성 고혈압에 의한 질환 (문맥의 원발성 형성 부전, primary hypoplasia of the portal vein, PVH), 3) 유출로(outflow route)장애로 인한 울혈. 이 중 두 번째 카테고리인 문맥의 원발성 형성 부전(PVH)는 명확하게 분류하기 쉽지 않지만, 문맥성 고혈압이 있는 PVH와 문맥성 고혈압이 없는 PVH로 나뉜다. 한 문헌에 따르면, MVD가 문맥의 형성 부전과 저관류로 인해 나타나는 조직학적 소견과 일치한다고 보았다.(1) 따라서 MVD를 문맥 고혈압이 없는 PVH로 분류하고 있다.(1) MVD는 간 세포의 배열에서 비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며 문맥과 전신 순환 사이의 이상 구조가 확인된다.(3)
MVD는 최근 발생 보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요한 감별진단 목록으로 부상하고 있다.(4-6) 이 질환은 문맥 혈관의 저형성 정도와 그로 인한 후천적 문맥-전신 혈류 순환 정도, 간세포 기능 저하의 정도에 따라서 다양한 임상적/조직학적 심각도를 보인다.(7, 8) MVD 환자는 PSS와 유사한 임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때때로 무증상이다가 우연한 계기로 발견되기도 한다.(8-11) 육안적 PSS가 동반되지 않은 독립적 MVD는 수술적 교정 없이 간보호 약물과 식이요법만으로 관리하며 대부분의 경우 장기적인 예후는 좋다.(8) 본 증례에서는 지속적인 간수치 상승을 주증으로 내원하여 MVD로 진단된 증례를 바탕으로 MVD의 진단의 중요성과 관리 및 예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증례
환자는 1년령 중성화 하지 않은 수컷, 프렌치 불독으로 4개월령 때, 지역 병원에서 중성화를 위한 술전 혈액 검사 상 간 수치의 상승이 처음 확인되었다. 2주 후 재검사에서도 지속적인 간 효소 수치 상승이 확인되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상위 진단 검사를 진행하였다. 담즙산 농도 상승 외, 암모니아, 총 빌리루빈 수치 등 간 기능 관련 수치는 정상이었으며 간 실질 평가와 선천성 PSS를 찾기 위한 복부 초음파 검사 시 특이사항 확인되지 않았다. CT 촬영 및 혈관 조영 검사 상, 간외/내성 PSS는 배제되었다. 지역병원에서는 환자를 만성 간염으로 잠정 진단하였고, 간 세포 보호성 약물들(SAMe, Silymarin, VIt E, UDCA)과 항생제(Amoxicillin-clavulanate 12.5mg/kg BID)를 처방하였으나 호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면역억제제(PDS 1mg/kg BID)를 통한 관리를 시도하였으나 오히려 간 수치가 이전보다 상승되어 정확한 평가와 관리 위해 본원 내원하였다.
환자는 문진 상 식욕은 양호하였으나 BCS 9중 3으로 평가되었으며 프렌치 불독이라는 종 특성을 고려할 시 근육량 또한 경미하게 감소된 것이 확인되었다. 혈청 화학 검사 상 4종의 모든 간 효소 수치의 상승이 확인되었으며, 그 외 알부민, 혈당, 총 빌리루빈, 콜레스테롤은 정상 범위였다. 복부 초음파 상에서, 경미한 간 비대와 함께 불규칙한 실질 에코 상승이 확인되었으나, 우측 서혜부 피하에 잠복 고환 외 특이사항은 없었다. 위의 검사 상 공포성 간병증, 만성 간염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으며 미세 세침 흡인 검사를 수행하였다. 미세 세침 흡인 검사 특성 상 정확한 평가는 제한되며 지방 세포나 종양 세포 등의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상위 검사를 통한 추가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남아 중성화 시 개복을 통한 간 생검을 같이 진행하였다.[사진 1] 채취한 간 조직 샘플을 IDEXX에 조직 검사 및 특수 염색(Copper stain, iron stain, trichrome stain, reticulin stain) 의뢰하였다.
조직병리 검사 상 불충분한 문맥 혈류 공급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소견이 확인되었고 선천적인 션트, 간경화나 간외성 요인으로 인한 후천적 문맥 고혈압, MVD가 감별진단 목록이 되었다. 특수 염색 결과, 구리, 철 과다 축적은 배제되었고, trichrome, reticulin 염색 상 경도의 문맥 섬유화와 더불어 균일하면서도 비전형적인 간 세포의 배열을 보였다.[사진 2]
CT 촬영을 통해 선천적 PSS는 감별되었기 때문에, 조직검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는 육안적 PSS가 없는 독립적인 MVD로 진단하였다. 진단 결과에 따라, 항생제 및 면역억제제 투여를 중단하고 현재는 간 세포 보호성 약물과 식이요법을 통한 간 보호에 초점을 맞춘 치료로 전환하였다. 이후, 명확한 간 효소 수치 하락이 확인되었다.[사진 3]
고찰
개에서 가장 흔한 간 질환은 실질의 만성적인 변화를 동반하는 만성 간염이다.(12) 따라서 발생 빈도를 고려하여 간 독성 물질의 섭취 이력, 구리 축적병 (품종 소인), 기저질환으로 인한 간 지방증, 반응성 간염 등을 배제한 후에 특발성 만성 간염으로 간주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 간염은 조직학적 정의로,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간 생검이 필수적이다.(13-20)
간 생검은 실제 임상에서 많이 수행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생검은 마취를 동반하는 침습적인 진단 방법이다. 게다가 생검 방법 중 비교적 간단한 중심부 바늘 생검(Core needle biopsy)을 통한 진단은 만성 간염, 간경화, MVD의 진단에 있어서 외과적 생검과 약 60%의 불일치를 보였다.(21) 따라서, 유의미한 판독을 위해서는 복강경 생검이나 외과적 생검이 진행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생검을 한다고 해도 만성 간염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수의학에서 간염을 유발하는 원인과 병인론(감염성, 대사성, 독성물질, 면역매개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1, 22, 23) 생검을 통해 만성 간염이 진단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특발성 만성 간염으로 분류된다.(22) 침습적인 것을 감안하고 생검을 하더라도 원인 감별이 되지 않아 치료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증례 역시 지역 병원에서 생검없이 PSS의 배제 후, 특발성 또는 면역 매개성 요인이 있다고 보고 치료 반응을 통한 진단을 위해 소염/면역억제 약물을 사용하였다. 간 생검은 특수 염색을 통해 만성 간염의 흔한 원인인 구리 축적 등을 배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절대적으로 간 생검에 의존하는 MVD의 진단에 필수적이다. MVD는 말티즈, 케언테리어, 요크셔테리어에서 다발하는 선천적인 미세혈관 기형으로 인해 PSS와 비슷한 임상 증상을 보인다.(6, 24) 단독 MVD 환자의 경우, 진단 시점이 평균 3.25년령으로 PSS보다 조금 더 늦게 진단된다.(1, 8), 하지만, 개의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여전히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발병하고 진단된다. 한편, 진단 시점과 예후의 관계를 연구한 문헌에 따르면, 1살령 이하에 진단되어 MVD를 관리한 그룹이 예후가 가장 좋았고 3살 이후에 진단된 그룹은 애초에 임상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진 것과 연관되어 예후가 좋았다고 평가했다.(8) 반면, 1-3살 사이에 진단된 경우 앞서 말한 두 그룹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았다.(8) MVD의 치료와 관리는 간 세포 보호 약물과 적절한 식이요법만이 가능하다. 만성 간염의 치료 시 사용이 고려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MVD 환자에서는 절대적으로 금기된다.(13, 25, 26) MVD가 명백한 문맥 고혈압을 보이지는 않으나 문맥 저형성으로 인한 문맥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있고 이와 연관된 소화기 궤양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26) 빠른 시점에 생검을 통한 간염과 감별하고 정확한 치료 방향 설정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므로 다소 침습적으로 느껴지는 간 생검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MVD를 진단할 때 주의해야하는 점은 간 생검을 진행하기 전 CT 촬영과 조영검사를 통한 육안적 PSS의 유무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MVD는 독립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육안적 PSS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7) 한 연구에 따르면, MVD가 있는 개의 58%, 고양이의 87%가 선천성 육안적 PSS를 동반하고 있었다고 한다.(1) 선천적 간외성 PSS와 MVD가 동반되어 있을 시 수술적 결찰의 옵션이 주어지고 수술 이후에도 MVD의 치료가 지속되어야 하는 근거가 된다.
결론
MVD는 간 혈관계의 현미경학적 이상을 말하며, 원인모를 간 수치 상승을 보이는 환자군에서 중요한 감별 진단 목록으로 제시되고 있다. 간 생검은 만성 간염과 MVD의 감별에 필수적이며, 이를 통한 정확한 치료 방향 설정과 장기 관리를 통한 환자의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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