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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손상으로 발생한 후지마비 환자, 수술/재활치료를 통한 척수보행 증례


안녕하세요. VIP동물의료센터입니다. 

이번 내용은 학술활동 증례보고로, 후지마비 환자 케이스를 수술적 치료와 한방재활치료를 통한 척수보행 증례에 대한 내용입니다.

VIP동물의료센터는 본원의 장점인 각 분과별 협진 치료시스템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치료방법에 대한 증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의학 발전과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VIP동물의료센터가 되도록 활발히 활동하겠습니다.





척수손상으로 발생한 후지마비 환자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통한 척수보행(Spinal Walking) 증례



VIP동물의료센터

- 김종인 외과팀장

조서현 원장

신사경 원장

나상민 과장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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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보행(Spinal walking)이란 후지마비가 발생한 환자에서 볼 수 있는 불수의적인 운동기능의 회복으로 디스크환자에서 수술 이후 감각신경이 돌아오지 않아도 보행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척수보행은 척수손상(Spinal cord injuries)이 발생한 후지마비 환자에서 수술 이후 꾸준한 재활치료의 결과로 보여진다. 개에서의 척수 손상은 주로 디스크탈출이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예후는 손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르다. 척수손상의 정도는 MRI를 포함한 영상검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신경검사와 심부통각 반응의 유무를 확인하여 신경결손등급[표 1]을 산정하고 예후를 평가하게 된다. 보통 심부통각반응이 없는 통상 5단계의 신경결손등급을 가진 환자에서 수의적인 운동능력의 회복에 대한 예후는 극히 불량하다 (1,2). 하지만 이러한 환자에서도 적절한 수술과 재활치료를 병행한다면 불수의적인 운동능력의 회복으로 척수보행이 가능하게 된다 (3-5)




일반적으로 개를 포함한 척추동물에서 걷거나 뛰는 운동은 신경계에서 하행신경통로로 신호들을 전달하여 균형과 자세를 조정하며 이루어지게 된다. 운동을 위해 뇌에서 전달된 신호들은 다시 척수단위에서 운동발동기(Locomotor)를 통하여 운동능력을 만들어내게 된다. 운동발동기는 요추분절의 척수에 위치한 네트워크로 중심 패턴 발생기(Central Pattern Generator)라고도 불린다. 이 중심 패턴발생기는 근육 움직임의 조화와 리듬, 타이밍, 패턴에 많은 역할을 차지한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척수보행은 자기수용반응과 뇌를 통한 피드백이 없는 상태에서 보이는 반사적인 보행상태로 중심 패턴 발생기에서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5,6).

본 증례보고에서는 2018-2019년 디스크탈출로 인한 급성척수손상으로 VIP동물의료센터에 내원한 환자들 중 심부통각반응을 소실한 완전마비의 환자들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통해 척수보행이 가능했던 케이스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를 통해 디스크 등으로 인한 척수손상 환자에서 재활치료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척수보행을 보였던 환자들의 공통점과 특이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증례 [증례1]

1살령의 중성화남아 3.3kg의 미니어처 푸들이 침대에서 뛰어내린 이후 후지마비 증상을 보여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신경결손등급은 5단계로 심부통각반응이 없고 자세반응이 모두 소실된 상태였다. 내원 당일 MRI촬영을 진행하였고 T11에서 T13까지의 디스크 탈출(Extrusion)과 T10에서 T13까지의 광범위한 경막 외 출혈이 확인되었다 (사진 1). 수술은 다음날 진행하였고 T11-T12와 T12-T13의 Hemilaminectomy를 실시하였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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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안타깝게도 심부통각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10일간의 입원을 진행하였고 입원기간 동안 수술 다음날부터 PROM(이하 관절의 수동적 가동범위 운동)과 레이저치료를 매일 실시하였고 4일차부터 격일로 침치료를 진행하였다. 퇴원 이후에는 앞선 재활치료들과 더불어 수중 런닝머신을 주 2회진행하였다. 수중재활치료 2회차부터 다리를 딛고 서기 시작해서 4회차부터는 척수보행이 가능하였다. 총 22회의 재활치료를 진행했고 재활치료가 거듭될수록 환자의 척수보행능력도 점차 좋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진 5,6).

증례 [증례2]

3살령 3.9kg 중성화 남아 미니어처 푸들로 다른 병원에서 T12에서 L1부위의 디스크 탈출증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진행하였다. 수술 후 1주일 뒤 본원에는 재활치료와 더불어 PDA수술을 위해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환자는 심부통각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자발 배뇨와 배변이 불가능한 상태로 신경결손등급은 5단계였다. 재활치료는 앞선 증례의 환자와 같이 PROM, 레이저, 침치료, 수중런닝머신을 주 2회 진행하였고, 재활치료 3회차 이후 PDA수술을 진행하였다. PDA 수술 이후 다시 진행한 재활치료 4회차부터는 심부통각반응은 없으나 자발적인 기립과 2-3걸음정도의 척수보행이 가능했고 현재도 꾸준하게 재활치료를 병행 중이며 척수보행의 운동능력이 점차 개선을 보이고 있다 (사진 5,6).

증례 [증례3]

5살령 3.5kg 여아 토이푸들이 갑작스러운 통증호소와 후지마비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심부통각반응을 보이지 않는 신경결손등급 5단계로 확인되었다. 내원 당일 오전 MRI촬영을 진행하였고, 검사결과 T11에서 T12사이의 디스크 탈출과 T10에서 T13까지의 광범위한 척수 손상이 확인되었다 (사진 3). 당일 오후 T10-T12 hemilaminectomy 수술을 진행하였다. 수술 당시 특이점으로는 척수실질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는 디스크 탈출 당시 진탕으로 인한 손상과 압박으로 인한 허혈성 손상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사진 4). 수술 다음날부터 8일의 입원기간 동안 PROM과 레이저치료를 진행하였다. 퇴원 이후부터 주 3회씩 총 9회의 레이저치료와 침치료를 진행하였고 6회차부터 후지에 힘이 들어가며 조금씩 서기 시작했다. 9회의 침치료 이후 수중런닝머신을 추가하여 주 2-3회 간격으로 총22회의 재활치료를 추가로 받았으며 수중재활치료 4회차부터는 심부통각이 없는 상태에서 척수보행을 시작하였고 재활이 진행될수록 척수보행이 점차 개선되었다 (사진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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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본 증례보고에서 다룬 3마리의 환자들은 모두 심부통각반응을 소실한 신경결손등급 5단계인 환자들로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 수술을 진행하였음에도 심부통각반응이 돌아오진 않은 환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재활치료 이후 척수보행이 가능하게 된 환자들로 특이하게도 3마리모두 소형 푸들종이였으며 BCS 9기준 3에서 4로 다소 외소한 환자들이었다. 한 연구에서는 81마리의 흉요추부근의 비가역적 척수손상이 있는 환자들 중 48마리(59%) 환자에서 척수보행이 보였고 이러한 개들에서 척수보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어린 연령, 적은 체중, 빠른 재활치료의 시작이 있었다. (3). 해당연구에서 척수보행에 있어서 품종소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81마리중 6마리가 미니어처 푸들이였고 이 중 5마리가 척수보행을 보였다. 이는 척수보행을 보였던 전체 개의 통계인 59%보다 높은 83%이다. 흥미롭게도 본원에서 척수보행을 보였던 환자들 모두 소형 푸들품종이고, 평균 3살령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였으며, 수술 바로 다음날부터 간단한 재활치료를 병행한 환자들로 해당연구결과의 긍정적 요인으로 제시한 항목에 부합한다.

한 인의 연구에서는 척추동물이 갖고 있는 중심패턴발생기(CPG)는 본 증례보고에서 중점으로 다룬 운동능력 외 사정, 배변, 배뇨를 관장하는 각각 Spinal generator for ejaculation, spinal micturition center, spinal defecation center가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6). 본 증례의 환자들은 내원 당시 자발적인 배변과 배뇨가 어려운 상태로 압박배뇨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재활치료 이후 척수보행이 패드를 찾아 다니거나 오줌을 패드 위에서 흘리는 등의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주기적인 압박배뇨가 필요한 상태로 정상의 개들의 배변 배뇨 능력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한 모습이지만 해당 환자들에서 배변이나 배뇨장애로 인한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아쉽게도 배변과 배뇨의 기능에 대하여 자세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나누어 개선의 여부를 비교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위 환자들에서 배변과 배뇨의 기능에 있어서 객관적인 지표에 부합한 명확한 개선이 있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심부통각반응은 없으나 척수보행을 회복한 개체들에서는 배변 배뇨 자제(Fecal and Urinary continence)로 인한 후유증 및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고한 바 있다 (7).

디스크를 비롯한 척수 손상 환자에서 더 이상 수술적 개입이나 약리학적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한방 및 재활치료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이러한 환자들에서 재활의 목적으로 크게 한방치료와 수중 런닝머신을 적용 할 수 있다. 신경 재활의 관점에 있어 한방침치료의 작용은 미세아교세포(microglial) 활성과 전염증 매개인자들의 억제에 있다. 이 외에도 쥐를 모델로 한 연구에서 전침치료는 뇌 유래신경영양인자(BDNF)와 NT-3의 상향조절과 상관관계를 가졌으며, 신경보호 효과를 보였다. 나아가, 특정 위치에 대한 전침자극은 운동발동기(locomotor) 기능의 개선을 촉진하였다 (8). 이외 다양한 연구에서도 개의 디스크 탈출증 환자에서 침치료는 효과성을 입증하였고, 한 연구에서는 증상발현 후 48시간 이상 경과한 신경결손 4, 5단계의 환자들에서 감압수술에 비해 오히려 전침치료가 더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9). 디스크 탈출증 환자에서 침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경혈의 위치와 기능은 아래의 표와 같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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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런닝머신을 통한 재활치료는 통증을 최소화하면서 근력 등 운동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균형과 조정능력을 향상시키며, 바닥에서 하는 운동에 비해 환자의 부상을 최소화한다. 더불어 미온수를 사용함으로써 근육의 이완을 도와 부드러운 움직임이 가능하게 한다. 수중 런닝머신은 특히 신경계 이상 환자의 보행 재훈련에 매우 유용하다 (11). 한 종합 회고논문에서는 여러 연구에서 척수손상이 발생한 고양이, 쥐, 랫드에서 보행능력의 회복을 보였던 사례들을 모아 연관성을 조사하였는데 척수손상이 발생한지 1-2주 이내에 재활치료가 들어가는 것과 최소 8주간 재활치료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해당 연구들에서 진행한 재활치료의 대부분은 런닝머신(treadmill) 위에서 진행되었다 (4). 대부분의 흉요추 질환으로 인한 척수손상의 개들은 미리 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런닝머신 위에서 잘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 다른 연구에서도 척수보행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치료로 수중 런닝머신을 꼽았다 (3).

위 고찰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디스크 또는 외상으로 척수손상이 발생한 신경결손등급 5단계의 후지마비 환자들에서 수술 이후 심부통각을 회복하지 못한 경우에도 빠른 시일 내에 수중 런닝머신을 포함한 재활치료 및 한방치료를 최소 8주이상 유지한다면 척수보행을 긍정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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