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동물의료센터는
심도 있는 치료까지 책임집니다.
[박은진 수의사] 강아지의 신경 원성 건성 각결막염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0-01-02
- 조회수
- 2,738
심한 충혈과 눈곱, 눈을 잘 뜨지 못해 내원한 설이
외과 팀장 박은진 수의사
4살 여아 말티즈 설이는 근처 병원에서 안구건조증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서 협력병원의 안내로 VIP동물의료센터에 내원하였습니다. 열흘 전부터 시작된 갑작스러운 오른쪽 눈의 심한 충혈과 눈곱, 눈을 잘 뜨지 못할 만큼 불편해하는 증상이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설이는 오른쪽 눈을 크게 뜨지 못하고 게슴츠레 뜨고 있었습니다. 이런 증상은 눈의 심한 통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고,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설이의 눈 물량을 측정하였더니 오른쪽 눈은 2mm/min, 왼쪽 눈은 18mm/min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른쪽 눈만 편측성으로 심한 안구건조증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막 형광염색검사에서 오른쪽 눈에 양성 반응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각막의 상처, 즉 각막궤양도 동반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설이의 경우엔 급성 안구건조증 때문에 발생한 각막궤양이라고 추측할 수 있고, 이 각막궤양이 심각한 통증을 유발했을 것입니다.
안과 세극등 현미경 검사상, 각막궤양의 범위와 경계, 궤양의 깊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고, 각막 가장자리로 혈관이 들어오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각막 궤양의 흔한 합병증인 눈 내부의 염증, 포도막염은 다행히 심하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설이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힌트를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자면 바로 코 마름 증상입니다. 문제를 보이는 오른쪽 눈과 같은 방향인 오른쪽 코만 유독 건조하게 마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급성으로 발현되고, 한쪽만 매우 낮은 눈 물량이 측정되는 안구건조증은 꼭 코를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쪽 코도 말라 있다면 신경원성 건성 각결막염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건성 각결막염이란 결국 눈물의 감소와 관련한 각막과 결막의 염증 질환이며, 일반적으로 쉽게 안구건조증이라 부르는 질환입니다. 건성 각결막염은 개에서 100마리 중 1마리는 걸리는 흔한 질병입니다. 그 원인까지 살펴보면, 대부분은 ‘면역원성’ 건성 각결막염이지만 드물게는 ‘신경 원성’ 건성 각결막염도 있기 때문에 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올바른 치료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치료로 눈물샘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약물 복용, 각막궤양의 치료를 위한 안약 점안이 설이에게 처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이 마르지 않도록 최대한 자주 인공눈물을 넣어주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당장의 통증을 완화하고 각막궤양의 치유를 촉진하기 위하여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였습니다.
2주 후 재진 시 증상은 조금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눈곱이 많이 끼고 눈을 편하게 뜨지는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눈물량 검사에서도 여전히 오른쪽 눈은 2mm/min으로 낮은 눈 물량을 보였습니다. 각막 형광염색 검사와 안과 세극등 현미경 검사 상, 각막궤양은 거의 다 나았고 각막궤양으로 인해 유발된 각막염이 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측 코 마름 증상도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치료 반응이 미미한 것으로 평가하여 신경 자극제의 용량을 증량하고 다시 2주 후 재진하였습니다.
치료 시작 한 달 차, 눈곱 소량씩 끼는 증상은 남아있으나, 눈을 편하게 뜨고 있었습니다. 눈 물량 검사상 오른쪽 눈 23mm/min으로 확연한 증가가 확인되었습니다. 각막궤양은 없이 흉터만 남아있었고 각막 혈관도 많이 감소하였습니다. 우측 코 마름 증상도 개선 양상이었습니다. 이제 설이는 사용 중인 약물을 천천히 줄여가며 재발 여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케이스는 심각한 안구 불편함을 호소하던 환자가 마침내 눈을 편안하게 뜨고 진료실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참 기뻤던 케이스입니다. 건성 각결막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될 경우 심한 안구 불편함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며, 특히나 신경 원성 건성 각결막염은 질병의 진행과 악화가 빠릅니다. 안구 불편함을 보이는 경우 최대한 빨리 검사와 치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