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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희 수의사]급성 췌장염 이후 이차적으로 병발하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12-24
- 조회수
- 880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로 내원한, 꼬미
내과 과장 손지희 수의사
비숑 프리제 중성화한 여자 5살 꼬미는 원래 7Kg 정도로 통통한 편이었지만 내원 당시 4.5Kg로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이 확인되었습니다.
구토 및 설사가 며칠간 지속되어서인지 육안 검사상 탈수가 심한 상태였습니다.
기본적인 신체반응과 의식은 또렷했으나 촉진시 복부 통증이 심하고 기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혈액 검사상 며칠 전부터 시작된 구토와 설사로 인해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져 있었고
췌장염 수치인 cPL이 기계로는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높게 나왔습니다. 또 눈에 띄게 높은 혈당과 요 검사상에서도 많은 양의 당이 검출되었습니다. 몸에 당은 많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생기는 케톤체도 요에서 검출되었습니다.
복부 방사선상에서 전반적으로 복부 장 음영이 소실되어있고 초음파상에서 간의 공포성 병변, 장간막 림프절의 확대, 췌장염 및 복막염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치료 경과
꼬미는 바로 입원하여 췌장염, 케톤증의 교정과 혈당 관리를 시작하였습니다.
1. 영양수액 처치
여러 가지 성분을 포함한 영양 수액 처치로 케톤증과 탈수를 교정했습니다.
2. 인슐린 처치
높은 혈당은 빠르게 혈당을 낮춰주는 레귤러 인슐린과 개와 고양이 전용으로 출시된 캐닌슐린을
12시간 간격으로 주사해 적절한 혈당을 유지했습니다.
3. 통증관리
췌장염은 심한 통증을 동반하므로 적절한 통증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꼬미의 경우 12시간 간격의 주사 진통제와 일주일간 지속되는 통증 패치를 사용했습니다.
4. 식이관리
췌장염인 꼬미는 모니터링하면서 12시간에서 최대 24시간 정도의 금식이 필요하고
이후 여러 장기의 치유를 위한 에너지 공급은 지방이 적은(low fat) 처방식을 이용했습니다.
다행히 췌장 및 여러 혈액 수치가 안정되고 혈당이 조절되면서 케톤증에서 벗어나 식욕, 활력이 돌아왔습니다. 이후 약 일주일 정도를 더 입원하고 퇴원했고 퇴원 시에 인슐린 주사 방법, 식이조절 방법 등 보호자님 교육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췌장염 왜 걸릴까요?
췌장염의 발병 원인은 평소 생활환경 및 식습관과 관련 있습니다. 비만, 지방이 많은 음식의 섭취, 갑상샘기능저하, 쿠싱 등의 호르몬 질환, 또는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사용 등에 속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여러 가지 소화기계의 임상 증상 등을 유발하여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고, 한번 앓고 지나가는 경우 추후에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니 잘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몸에 있는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고 혈당을 조절에 꼭 필요한 인슐린은 췌장의 β(베타) 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췌장염 등의 질병으로 인해 췌장 세포가 손상이 오면 인슐린의 분비에 문제가 생깁니다.
꼬미의 경우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췌장의 세포가 손상되면서 인슐린의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당뇨가 병발한 것으로 진단이 되었습니다. 12시간 간격으로 주사하는 인슐린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었고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한 당뇨식이 등으로 식습관을 개선해주어 체중이 잘 유지되고 활력이 돌아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심하게 당뇨를 앓고 나서 어린 나이에 당뇨성 백내장이 확인되었습니다. 당뇨성 백내장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빠르게 진행되어 수정체의 혼탁 및 시력의 소실을 일으키는 안과 질환입니다.
이런 경우 혈당을 적절하게 잘 유지하고 정기적인 시력 체크 및 정밀안과검진, 백내장 지연안약의 사용 등으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꼬미의 경우 수정체 겉면의 혼탁이 확인되는 아직은 시력이 양호한 초기 미성숙 백내장이지만 앞으로 예쁜 두 눈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아름다운 세상을 계속 볼 수 있게 잘 관리해야 합니다.